AI 초보

AI가 처음인 목사님께: 「AI 간사님과 일하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꿈꾸는 조피디 2026. 10. 29. 12:00

이 글로 할 수 있는 것

  • AI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한 줄로 말할 수 있습니다.
  • 겁내지 않아도 되는 것 세 가지와 조심할 것 세 가지를 압니다.
  • 앞으로 자주 만날 낱말 열 개를 미리 훑어봅니다.

지난 10월 23일 아침 7시, 목회자분들 앞에서 「AI 간사님과 일하기」라는 이름으로 한 시간 강의를 했습니다. 제가 석 달 동안 AI와 함께 교회 일을 해 온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쓰는 모습을 보여 드렸죠.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마치고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벽에 막히신 분들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질문 가운데는 "API가 뭔가요?", "MCP는 또 뭔가요?"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질문을 듣고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너무 높은 계단에서 시작했구나. 가입하는 법부터 컴퓨터 일을 맡기는 법까지 한 시간에 다 보여 드렸으니, 처음 오신 분께는 계단이 아니라 벽이었겠죠. 어떤 분께는 'AI'라는 말부터가 벽이었고요.

 

그래서 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휴대폰 하나로 시작해서, 한 주에 한 계단씩 올라가는 글입니다. 오늘은 그 첫 계단 앞, '0계단'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깔지 않으셔도 됩니다. 읽기만 하시면 됩니다.

AI는 무엇일까요

도스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까만 화면에 C:\>가 깜빡이면, 외워 둔 명령어를 한 글자도 틀리지 않게 쳐야 했습니다. 한 글자만 틀려도 컴퓨터는 알아듣지 못했죠. 지금 우리가 말하는 AI, 정확히는 '생성형 AI'는 같은 자리에서 우리말로 명령을 받습니다. "이번 주 주보 광고를 세 줄로 줄여 주세요." 이렇게 쓰면, 글을 아주 많이 읽고 배운 프로그램이 그 말을 알아듣고 새 글을 만들어 냅니다. 글뿐 아니라 표와 그림도 만듭니다. 클로드, 챗GPT, 제미나이가 모두 이런 AI입니다.

 

저는 이 AI를 '간사님'이라고 부릅니다. 교회 사무와 미디어를 돕는 간사님입니다. 작은 교회 목사의 한 주에는 설교, 주보, 영상, 방송, 행정, 심방, 디자인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설교와 심방을 빼면 나머지는 사실 간사님이 계시면 도와주실 일이죠. 하지만 작은 교회는 간사님을 둘 형편이 안 됩니다. 저는 그 빈자리를 AI 간사님과 함께 채우고 있습니다.

AI가 아닌 것

AI 간사님이 무엇이 아닌지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사람이 아닙니다. 말을 잘 알아듣고 공손하게 답하지만, 마음을 나누는 동료는 아닙니다.
  • 목사가 아닙니다. 저는 AI에게 설교를 쓰게 하지 않고, 기도나 상담을 맡기지 않습니다.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데까지가 간사님 몫입니다.
  • 다 아는 사전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도 그럴듯하게 채워서 답할 때가 있습니다. 성경 구절을 틀리게 말하기도 합니다.

겁내지 않으셔도 되는 것 세 가지

  1. 코딩을 몰라도 됩니다. 저도 코딩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만든 것은 전부 말로 명령해서 만든 것입니다.
  2. 타자가 느려도 됩니다. 휴대폰에서는 말로 입력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그냥 하시면 됩니다.
  3. 틀려도 됩니다. AI가 틀리면 "이 부분이 틀렸습니다. 다시 해 주세요"라고 하면 고칩니다. 내가 서툴게 물어도 다시 물으면 됩니다. 처음에는 무료로 시작할 수 있으니 돈 걱정도 안 하셔도 됩니다.

조심하실 것 세 가지

  1. 성도 정보는 넣지 않습니다. 이름, 연락처, 헌금, 아이 사진은 처음부터 넣지 않습니다. 연습은 '성도 A'처럼 바꾼 자료로 합니다.
  2. 성경과 날짜와 숫자는 직접 확인합니다. 사람 간사님이 한 일도 마지막에 한 번 보는 것처럼요.
  3. 마지막 단추는 사람이 누릅니다. 보내기, 올리기, 지우기, 결제는 제가 직접 누릅니다.

 

제가 속한 예장 합동 총회도 지난 9월 「인공지능(AI) 윤리 및 신앙 활용 가이드라인」을 채택했습니다. 위의 세 가지는 그 가이드라인과도 같은 방향입니다. 가이드라인은 지켜야 할 선을 그어 줍니다. 그 선 안에서 성도님들을 더 가까이 만날 길을 찾는 것은 현장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재는 그 길을 함께 찾아 나누려고 합니다.

이 연재가 가는 곳: 올라운더 사역

작은 교회 목사는 혼자서 설교도, 영상도, 행정도, 심방도 합니다. 저는 이것을 '올라운더 사역'이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온라인 사역과 AI 간사님과 오프라인 사역이 함께 움직이는 교회입니다.

  • 온라인 사역: 설교 영상과 주중 문자, 짧은 영상으로 성도님과 이웃이 한 주 내내 교회를 만납니다.
  • AI 간사님: 그 일을 준비하는 손이 되어 목사의 시간을 덜어 줍니다.
  • 오프라인 사역: 그렇게 만난 분을 예배와 교제, 심방으로 이어 갑니다. 중심은 언제나 얼굴을 마주하는 예배와 교제입니다.

영상 촬영이나 편집을 해 본 적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몰라서 못 했던 것이지, 못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계단씩 가면 됩니다.

  • 초보 (이 연재): 올해는 휴대폰 하나로 묻고, 명령하고, 틀린 것을 고치게 합니다. 주보 광고와 안내 문자, 소그룹 나눔 질문을 혼자 만들 수 있으면 됩니다. 1월부터는 휴대폰 하나로 온라인 사역을 시작합니다. 설교를 찍어 올리고, 제목과 자막을 AI 간사님과 다듬고, 짧은 영상과 주중 문자로 잇습니다.
  • 중급: 컴퓨터에서 긴 문서와 표, 한글 파일을 다루고, 성경 연구와 설교 준비, 행정과 재정, 영상 편집과 주보 카드에 씁니다.
  • 고급: AI 간사님이 제 컴퓨터 앞에 앉아 직접 일하게 하는 단계입니다. 저희 교회는 녹화한 큐티 영상 하나에서 자막과 쇼츠, 블로그 글, 인스타 카드까지 나오게 해 두었습니다. 고급은 블로그에서 '이런 것까지 됩니다'를 보여 드리고, 배우는 것은 교회로 찾아가는 방문 교육으로 합니다.

미리 보는 낱말 열 개

앞으로 이 연재에서 자주 만날 낱말입니다. 지금 외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금요일마다 「목회자를 위한 AI 낱말 사전」에서 하나씩 풀어 드립니다.

낱말 한 줄 뜻
생성형 AI 글, 표, 그림을 새로 만들어 내는 AI. 클로드, 챗GPT, 제미나이
챗봇 채팅 창에서 말을 주고받는 AI 프로그램
프롬프트 AI에게 넣는 명령 글. 이 연재에서는 '명령'이라고 부릅니다
맥락(컨텍스트) AI가 한 대화 안에서 보고 있는 내용 전부. 대화가 너무 길어지면 앞의 것을 놓칩니다
토큰 AI에게 일을 시킬 때 드는 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요금제마다 일급, 주급처럼 쓸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고, 잘못 쓰면 금방 바닥납니다
환각 AI가 사실이 아닌 것을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것
학습 끄기 내 대화를 AI 회사가 AI 교육 자료로 쓰지 못하게 막는 설정
에이전트 답만 하지 않고 직접 일을 처리하는 AI. 고급에서 만납니다
API 프로그램이 다른 프로그램에 주문을 넣고 결과를 받아 오는 창구. 식당의 주문 창구와 메뉴판 같은 것입니다
MCP AI가 노션, 구글 드라이브 같은 여러 프로그램에 같은 방식으로 일을 시킬 수 있게 맞춘 공통 규칙. 여러 식당을 한곳에 모은 배달 앱과 비슷합니다

제미나이나 챗GPT를 쓰고 계시다면

이 연재는 클로드로 따라 합니다. 저희 교회가 컴퓨터 일까지 맡기는 '클로드 코드' 때문에 클로드를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채팅은 제미나이와 챗GPT도 비슷합니다. 이미 쓰고 계신 것이 있으면 그대로 따라 오셔도 됩니다. 계단마다 다른 점이 있으면 이 상자에 한 줄씩 적어 두겠습니다.

오늘의 연습

휴대폰 메모장에 이번 주에 하시는 일을 일곱 가지만 적어 보세요. 그리고 그 가운데 '간사님이 계시면 도와주실 일'에 동그라미를 쳐 보세요. 다음 계단부터 그 동그라미 친 일을 하나씩 AI 간사님께 맡겨 보겠습니다.

다음 계단

내일 금요일(10/30)에는 「목회자를 위한 AI 낱말 사전」 첫 편이, 다음 주 화요일(11/3)에는 1계단이 올라갑니다. 낱말 사전 첫 편은 「AI, 생성형 AI, 챗봇은 무엇이 다른가」이고, 1계단은 휴대폰에 클로드 앱을 깔고 가입하는 법입니다. 진짜 앱을 고르는 법과 가입, 학습 끄기까지 실제 화면으로 따라 하겠습니다.

 

저도 7월 21일 밤, 질문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설교 연구를 하려고 성경 프로그램 하나를 연결해 보려다가요. 연결이 안 돼서 몇 번이나 다시 켰죠. 다 알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 계단씩 오르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목사님도 다 배우고 시작하려 하지 마시고, 오늘 0계단에서 한 걸음만 떼어 보시길 바랍니다. AI 간사님이 빈자리를 채워 주는 만큼, 목사님이 성도님들 곁에 더 오래 머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연재는 책 「AI 간사님과 일하기」의 초고입니다. 교회나 모임 강의, 고급 방문 교육 안내는 연재 중에 따로 알려 드리겠습니다.